부부로 함께 생활하다 보면 배우자가 무심코 한 말에 마음이 상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같은 말을 했다면 그냥 웃고 넘겼을 텐데, 이상하게 배우자가 한 말은 오래 마음에 남기도 합니다.
“왜 저런 말을 했을까?”
“나를 무시하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 계속되면 작은 말 한마디가 하루 종일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서운한 감정을 무조건 참는 것이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반대로 배우자의 모든 말을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도 부부 사이의 갈등을 키울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배우자의 말에 서운함을 느꼈을 때 그 감정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차분하게 살펴보는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배우자의 말이 자꾸 서운하게 느껴질 때 생각해 볼 점과 감정을 상하지 않게 대화를 시작하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1. 가까운 사람의 말이 더 크게 들릴 수 있습니다
배우자는 하루 중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가까운 사람입니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상대의 말과 행동에 대한 기대도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무심하게 한 말은 쉽게 넘기면서도 배우자가 같은 말을 하면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특히 배우자에게 인정받고 싶거나 존중받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말 한마디가 더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서운하다는 감정 자체가 이상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감정이 생겼다는 사실과 배우자가 실제로 나를 무시하려 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2. 말보다 내가 기대했던 반응이 달랐을 수 있습니다
배우자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을 때 우리는 마음속으로 상대의 반응을 어느 정도 기대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힘든 일을 이야기하면 위로해 주기를 기대했는데 배우자가 해결 방법부터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고 이야기했는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때 상대가 무관심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실제로는 배우자가 나름대로 도움을 주려고 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서운한 마음이 들었을 때는 “배우자가 무슨 말을 했는가”와 “나는 어떤 반응을 기대했는가”를 나누어 생각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3. 같은 말도 당시의 감정에 따라 다르게 들릴 수 있습니다
사람은 기분이 좋을 때와 지쳐 있을 때 같은 말을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힘든 일을 겪은 뒤 집에 돌아왔는데 배우자가 무심한 말을 한다면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넘겼을 말도 서운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는 같은 말을 가볍게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배우자의 말이 유난히 마음에 걸리는 날에는 지금 내가 많이 지쳐 있거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4. 한마디를 상대의 전체적인 마음으로 확대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배우자의 말 한마디가 마음에 걸리면 그동안 있었던 여러 일이 함께 떠오르기도 합니다.
“역시 나를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원래 저 사람은 내 마음을 몰라줘.”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 한 번의 대화가 배우자 전체에 대한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의 말실수와 배우자의 전체적인 마음은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닙니다.
가능하다면 이번에 있었던 구체적인 말과 행동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5. 서운함을 참기만 하면 오히려 감정이 쌓일 수 있습니다
배우자와 싸우기 싫어서 서운한 마음을 계속 참는 경우도 있습니다.
당장은 갈등을 피할 수 있지만 비슷한 일이 반복되면 마음속에 서운함이 계속 쌓일 수 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아주 작은 일에도 그동안 참았던 감정이 한꺼번에 터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것을 참고 넘어가기보다 감정이 비교적 차분할 때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6. “왜 그렇게 말했어?”보다 내 감정을 설명해 보세요
배우자의 말이 서운할 때 가장 먼저 따지고 싶은 말은 “왜 그렇게 말했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질문은 상대가 자신의 행동을 방어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시작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대신 내가 어떻게 느꼈는지를 먼저 설명해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까 당신이 그렇게 말했을 때 나는 조금 무시당한 느낌이 들었어.”
또는
“그 말을 들으니까 내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처럼 느껴져서 서운했어.”
처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상대를 공격하기보다 내가 경험한 감정을 전달하는 대화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7. 배우자에게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말해보세요
서운함을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배우자에게 무엇을 원하는지는 말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내가 원하는 반응을 항상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위로를 받고 싶다면 “오늘은 해결책보다 그냥 내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좋겠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관심을 받고 싶다면 “내가 이야기할 때 휴대전화는 잠시 내려놓고 들어주면 좋겠어”라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서운함을 표현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내가 원하는 행동을 알려주는 것이 대화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서운한 마음이 들었을 때 스스로에게 물어볼 것
- 배우자가 실제로 어떤 말을 했는가?
- 나는 그 말에서 어떤 의미를 받아들였는가?
- 배우자에게 어떤 반응을 기대하고 있었는가?
- 최근에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지는 않은가?
- 이번 한 번의 말 때문에 서운한 것인가,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는가?
- 배우자에게 내가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한 적이 있는가?
서운함을 이야기할 때 피하면 좋은 표현
배우자에게 서운한 마음을 이야기할 때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과 상대를 공격하는 것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표현은 대화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 “당신은 항상 내 말을 무시해.”
- “당신은 원래 내 마음을 몰라.”
- “내가 당신한테 뭘 기대하겠어.”
- “됐어. 이제 아무 말도 안 할게.”
이런 표현은 그동안의 감정을 한꺼번에 전달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이번에 있었던 구체적인 상황과 그때 느낀 감정을 이야기해 보세요.
서로의 의도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배우자의 말이 서운하게 느껴졌다고 해서 반드시 배우자가 나를 상처 주려고 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말을 잘못 선택했을 수도 있고,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감정이 조금 가라앉았다면 “당신은 어떤 뜻으로 그렇게 말한 거야?”라고 차분하게 물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상대의 의도를 직접 확인하면 내가 혼자 추측했던 것과 실제 상대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무시나 모욕은 그냥 참을 문제가 아닙니다
모든 서운함을 “내가 예민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배우자가 반복적으로 상대를 모욕하거나 무시하거나 위협하는 행동을 한다면 단순한 말다툼이나 일시적인 감정 문제와는 다르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폭력이나 심각한 위협이 동반되는 상황이라면 혼자 참고 해결하려 하기보다 안전을 우선하고 필요한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부나 가족 사이의 갈등이 장기간 이어져 혼자 해결하기 어렵다면 가족상담 등 전문적인 도움을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
마무리
배우자의 말이 자꾸 서운하게 느껴지는 것은 내가 지나치게 예민해서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가까운 사람에게 기대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작은 말도 크게 느껴질 수 있고, 그동안 쌓인 감정이나 피로가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서운한 마음을 무조건 참을 필요도 없습니다.
내가 왜 서운했는지 차분하게 살펴보고, 배우자가 어떤 의도로 말했는지 확인하며, 내가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보세요.
“당신은 왜 항상 그래?”라는 말보다 “나는 그 말을 들었을 때 이렇게 느꼈어”라는 말이 대화를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부부 사이의 모든 오해를 한 번에 해결할 필요는 없습니다.
서로의 마음을 조금 더 정확하게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작은 대화가 반복되는 서운함을 줄이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